블로그를 개설하며

잡담 2009. 1. 13. 17:10
어렸을 적에 연습장에다 만화도 많이 끄적거렸고
꿈도 여러개였지만 그중에 하나가 작가였다
시는 어려워서 잘 모르겠고 숙제로 시를 써서 내라고 할때마다 고역이었다
소설은 조금 써봤지만 늘 앞부분만 끄적거리다 말곤 했다

내가 그나마 진도가 나가는 쟝르는 희곡이었다
남들은 지루하다는 세익스피어의 사극을 거의 다 읽었고
소포클레스 같은 고대 그리스 희곡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근현대 희곡들은 지루하게 느껴졌다
내 취향이 심리적인 내용보다는 극적인 것을 좋아해서 그런거 같다

만화영화는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매일 열심히 봤지만
영화도 사춘기때부터 꽤 좋아해서 수백편을 봤지만
드라마, 특히 한국 드라마는 최근까지 거의 보지 않았다
TV가 틀어져 있어 봐야할 상황이면 봤지만 찾아서 기다려가며 본 적은 없었다
전국민이 봤던 대장금조차 내가 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겨울연가 가을동화도 마찬가지고..
발리에서 생긴 일도 몇회 보다 말았다

그런데 작년에 태왕사신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드라마를 매주 시간맞춰 기다려서 보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나서 강남엄마 따라잡기, 쩐의전쟁 을 보면서
한국 드라마도 꽤 볼만한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삶이 황폐해진다
밤 11시에 드라마가 끝나면 인터넷에 들어가서 사람들 반응 보는 재미가
드라마 보는것 못지 않게 쏠쏠히 재미있고 그러다보면 1시 2시..
아침 7시에 출근해야 하는 나로서는 드라마에 몰입할 환경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동안 드라마를 끊고 지냈는데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베토벤 바이러스를 몇회 보면서 삶이 또 망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요즘은 에덴의 동쪽 때문에 또 갤질로 밤새기 일쑤다

내가 점점 나이가 들어 아줌마가 되어가서 드라마가 좋아지는건지
한국 드라마가 발전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요즘 한국 드라마가 십년 넘게 잠자고 있던
나의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나..
내 삶은 내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내 필력 역시 창작열을 불태우기에는 비루한것 같다
하지만 글을 쓰고 공개할 장소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자주 많이 쓰지는 못하겠지만 
회사에서 졸고 집에서 새벽까지 쓴 글들을 올릴까 한다
Posted by 에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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