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듣고 있는 중기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온다.
‘중기씨 급한 일이 생겼어. 빨리 와줘. 팀장.’
연예기획사 사무실.
중기 : 무슨 일인데요?
팀장 : 신문기사 봤어? 유아인하고 신세경하고 고급 레스토랑 갔다가 기자들한테 꼬리밟힌 거.
중기 : 아….
팀장 : 그거 무마시키려면 중기씨 도움이 필요할거 같아.
중기 : (이 인간 또 사고쳤군 하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이 없다.)
팀장 : 그러니까 그게 말이야. 사실은 네가 신세경을 만나고 싶어해서 아인이가 중간에 다리를 놔준걸로 하면 어떨까.
중기 : (어이없음) 뭐라구요? 저보고 유아인 스캔들 뒷처리를 대신 해달라는 건가요?
팀장 : 그렇지 않으면 거기 간 사실을 어떻게 설명하겠어? 거기 중기씨도 같이 가서 셋이 만난걸로 하면 되지. 그럼 기자들도 의심을 풀거야.
중기 : (단호하게) 전 못합니다. 안해요. 제가 왜 다른 사람 때문에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거짓말 해야 해요?
팀장 : 그러지 말고 좀 살려줘. 지금 한참 스타스와핑 잘나가고 있는데 아인이가 삐끗하면 너한테도 좋을거 없어.
중기 : 그건 연예활동을 계속 할 사람이나 문제지, 전 스타스와핑이 어떻게 되건 아무 상관 없습니다. 가겠습니다. (일어나서 나간다.)
팀장 : 중기야, 야, 송중기!
중기의 집. 벨소리가 나서 중기가 문을 열어보니 아인이다.
중기 : 왜?
아인 : 잠깐 얘기좀 해.
중기 : (무슨얘길 할지 짐작이 가는 듯) 사적으로 할 얘긴 없어. 촬영장에서 해.
문을 닫으려는 중기를 아인이 밀치고 안으로 들어온다.
중기 : 다신 우리 집 안온다며?
아인 : 세경이 네가 원해서 만난 걸로 해줘.
중기 : 내가 왜?
아인 : 내가 부탁한다.
중기 : (처음보는 아인의 저자세에 약간 의외의 눈으로 봄)
아인 : 나야 스캔들 나도 시간지나면 수그러들겠지만, 세경이는 공식적으로는 지금 박유천하고 사귄다고 기사냈기 때문에 나하고 스캔들 나면 치명적이야.
중기 : (어이없는듯 웃음) ….(마음이 약간 흔들리지만) 다른 사람 핑계 대지 마. 어차피 신세경도 심심풀이로 만나는 여자일 뿐이잖아. 네가 진심으로 여자를 좋아한 적이나 있어?
아인 : 넌 왜 나에 대해서는 매사에 삐딱하게만 보냐? 진심이든 아니든 최소한 여자에 대한 배려는 한다.
중기 : 배려? 동종업계 종사자끼리의 의리겠지. 어쨌든 왜 날 끌어들이냐고.
아인 : 민영이 때문이야?
중기 : 뭐?
아인 : 네가 신세경을 만났다고 소문나면 민영이가 너를 싫어하게 될까봐? (중기에게 다가가며) 넌 아직 여자들 심리를 모르는구나. 네가 세경이를 만나면 민영이가 오히려 너한테 더 매달릴껄?
중기 : ….
아인 : 네가 이번에 도와주면 나도 민영씨랑 너랑 잘되게 밀어줄께.
중기 : (반신반의)
신문에 신세경의 팬인 중기를 위해서 아인이 세경과 중기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셋이 만났다는 기사가 뜬다.
방송반 동아리 MT를 가는 아인 민영 방송반 친구들. PD가 MT에 참여하는 아인을 촬영한다.
기차를 타고 가는 모습. 펜션에서 친구들과 369게임 하는 모습.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모습 등등.
PD : 컷! 수고하셨습니다. 촬영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영이 펜션 밖에 나와 혼자 밤하늘의 별을 보며 서있다. 아인이 민영을 따라나온다.
아인 : (민영에게) 별이 참 예쁘죠? 중기씨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민영 : (미소) 그러게요. 재밌었을 텐데요.
아인 : (민영의 눈치를 살피며 떠본다) 중기씨도 즐겁게 지내고 있을거에요. 중기씨가 신세경씨 팬이라고 해서 제가 소개시켜주고 둘이 사진도 찍어줬는데 잘 어울리더라구요.
민영 : (표정이 좋지 않다) …
아인 : (계속 민영의 눈치를 살피며) 중기씨는 연예인 포스가 있는거 같아요. 벌써 인기도 많아졌고 조금 있으면 팬클럽도 생길 거 같아요.
민영 : …
아인 : 민영씨 지금 중기씨랑 친하게 지내세요. 더 인기 많아지면 얼굴 보기도 힘들어 질지도 몰라요.
민영 : (우울) 그렇겠네요.
아인이 민영의 목에 앉은 모기를 발견하고 털어주려고 민영의 얼굴에 손을 가까이 댄 순간, 파파라치가 두사람의 사진을 찍는 플래시가 터진다. 깜짝놀라서 플래시를 바라보지만 이미 사진을 찍은 파파라치는 사라진다.
신문에 ‘여대생과 몰래데이트를 하는 유아인’이라는 타이틀의 아인과 민영의 스캔들 기사가 뜬다. 기사를 보고 놀라는 중기.
아인의 집에 들이닥친 중기. 아인의 멱살을 잡는다.
중기 : 나한테 신세경을 떠넘기고 민영일 차지할 생각이었냐?
아인 : 진정해. 그런거 아냐.
중기 : 그런거 아니면? 신세경 바람막이로 민영이를 이용할 생각이야?
아인 : 아니라니까. 진짜. 파파라치가 거기까지 따라올 줄 몰랐지. 민영씨랑 너 얘기 하고 있었어.
중기 : 거짓말을 하려거든 좀 진짜 같은 걸 해봐. 방송용 거짓말 말고.
아인 : 진짜야. 내가 보기엔 민영씨가 너 좋아하는거 99% 확실해.
중기 : …
아인 : 그러니까 용기내서 고백해 봐.
중기 : (아인을 믿어도 좋을지 고민)
매니저 :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사귀는 거 맞다고 인정할까?
아인 : 정신나갔어? 가뜩이나 일이 꼬였는데.
매니저 : 기자들 특성이 인정 안하면 인정할때까지 하면 계속 물고 늘어지고, 인정해버리면 그냥 몇 달 지나서 다들 잊어버리잖아.
아인 : 아 진짜….(그만하라는 듯 눈을 흘긴다)
매니저와 통화하는 PD.
매니저 :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PD : 아닙니다. 오히려 잘됐어요. 이런 기사가 나면 스타스와핑 시청률은 올라갈 겁니다. 음.. 나한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매니저 : 네?
스타스와핑 대본을 검토하는 아인. 대본을 보다가 놀라서 PD에게 전화한다.
아인 : 이게 뭡니까? 런칭파티에 박민영씨랑 같이 참석하라뇨?
PD : 스타스와핑에서 박민영씨 비중을 늘리도록 수정했어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건 왕자와 거지보다 신데렐라 얘기죠.
아인 : 민영씨하고 난 아무 사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사진도 그날 MT 촬영 끝나고 잠깐 얘기하다 찍힌거고. 박민영씨는 절대 안할걸요.
PD : 민영씨도 동의했어요.
아인 : 뭐라고요?
PD : 중기씨가 세경씨랑 같이 파티에 가는데 짝이 안 맞는다고 와달라고 했더니 간다고 하던데요.
아인 : (전화를 확 끊으며) 옘병.
화장품 런칭 파티에서 스타스와핑 촬영 준비를 하는 PD와 촬영팀.
화려한 보석이 달린 노출이 심한 검은 드레스를 입은 세경이 중기와 팔짱을 끼고 입장. 은은한 아이보리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민영이 아인의 팔짱을 끼고 입장. 네 사람이 한 테이블에 앉는다. 네사람이 어색한 시선을 교환한다.
중기 : (약간 초조 퉁명) 민영아. 옷 예쁘다.
민영 : (약간 새침) 고마워. 너도 옷 멋있네.
세경 : (심기가 불편하지만 짐짓 웃으며) 민영씨 너무 예쁘시네요. 연예인 해도 되겠어요.
민영 : (미소짓지만 지지 않겠다는 투로) 저는 아나운서가 꿈이에요.
아인 : (어색해서 안절부절 넥타이를 만지작거린다)
PD가 중기와 세경, 아인과 민영 커플의 다정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신문기자들도 두 커플의 다정한 모습을 카메라로 찍기 바쁘다.
신문기사에 ‘여배우를 동경하던 청년의 꿈이 이루어지다’ 라는 제목으로 중기와 세경의 사진이 나옴.
다른 신문기사에는 ‘신데렐라가 되어 왕자님의 파티에 참석’ 이라는 제목으로 민영과 아인의 사진이 나옴.
밤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민영이 피곤해서 생각에 잠겨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고 있다. 민영의 뒤를 따르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 민영이 원룸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따라 들어온 여학생들이 민영을 밀치고 때린다.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는 민영을 그림자들이 짓밟는다.
여고생1(거친 목소리로 욕을 하며) : 니까짓 게 뭔데 우리 오빠 파트너로 손들고 나서? 니가 스타라도 되는 줄 알아?
여고생2(목소리) : MT가서도 오빠한테 꼬리쳤지? 오빠는 너따위한테 생각 없거든? 달라붙지 마.
여고생3(목소리) : 또 한번만 꼬리치면 죽여버린다.
중기의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중기.
중기 : 어 민영아. (놀라며) 거기 어디야?
병실에 누워 이곳저곳 치료를 받은 채 잠들어 있는 민영. 중기가 민영을 바라보다 병실 문을 닫고 나온다. 헐레벌떡 달려오는 아인.
아인 : 어떻게 된거야? 민영씨는?
중기 : 지금 잠들었어.
병원 휴게실에서 이야기하는 중기 아인
아인 : (한숨을 쉬며) 미처 생각을 못했어.
중기 : 넌 이용하고 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 같은 일반인은 한번 타격을 받으면 너무 힘들어. 대중들에게 노출이 되면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구. 보디가드가 있냐 매니저가 있냐 소속사가 있냐? 그냥 맨몸으로 사람들속에 던져지는거라구.
아인 : … 미안하다.
중기 : … (한숨을 쉬며) 아니, 내 잘못이야. 처음부터 스타스와핑을 하는게 아니었어.
아인 : … 그건 아니지. 세경이 일에 끌어들여서 내가 미안해.
중기 : … 모든게 너무 가혹하다.
아인 : …
병실에 누워있던 민영이 눈을 뜬다.
중기 : 민영아, 괜찮아?
민영 : 중기야. 계속 있었어?
중기 : 응. 너 부모님한테 연락 드렸어. 지금 서울로 올라오고 계시대.
민영 : 고마워.
중기 : 유아인씨도 왔다 갔어. 자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미안하대.
민영 : ….
중기 : 민영아. 내가 너 지켜줄께. 난 스타도 아니고… 그냥 가난한 학생이라서, 너한테는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너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다른 어떤 마음보다 간절해. 돈보다도 유명해지는 것보다도 내겐 네가 소중해.
민영 : (말없이 손을 내밀며 미소짓는다)
민영의 손을 꼭 잡는 중기.
매니저 : 민영이란 여자애 입 막은거 확실해? 이런 얘기 기사로 뜨면 스타스와핑이랑 너랑 다 이미지 훅 가는거야.
아인 : 사람이 다쳤는데 그런 얘기할 때야?
매니저 : 아 그러니까 우리가 대신 피해보상해 줄테니까 입다물고 있어달라는 거잖아.
아인 : (화가 나서 매니저 멱살을 잡는다) 그만하지 못해? 꼭 아픈데 소금까지 뿌려야 해?
매니저 : 감정적으로 그러지 말고 생각 좀 해 봐.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
아인 : 그냥 내버려 둬. 내가 알아서 할께.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하는 아인.
MC : 그런데 유아인씨, 요즘 스타스와핑 촬영 중에 만난 여대생과 사귄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한말씀 해주시죠.
아인 : 제가 좋아하는 여자가 누군지 다들 무척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이자리에서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밝힐까 합니다.
아인의 폭탄 발언에 놀라는 매니저 얼굴
MC : 누군데요?
아인 : 제가 좋아하는 여자는 여배우 신세경씨입니다. 신세경씨에게 송중기씨를 소개시켜 준 것도 그걸 핑계로 세경씨랑 만나고 싶어서 그런 거였구요. 아시다시피 세경씨는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어서 저한테 마음을 열지 않고 있어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시하려고 합니다. 세경씨, 결혼하신것도 아닌데 저한테도 마음을 열고 기회를 주세요. 박유천씨보다 100배 잘할 자신 있습니다.
놀라서 뒤로 넘어가는 매니저.
대기실.
매니저 : 야, 야, 너 미쳤어?
아인 : 좀 있다 박유천하고 세경이 결별 기사 내면 되잖아.
매니저 : 그러니까 좀 기다렸다 말해도 되잖아. 왜 먼저 말해서 커플 깨뜨렸다는 욕을 니가 먹는데? 연애중인 커플 건드리는 건 금기사항이잖아.
아인 : 나 때문에 오해받고 피해보는 사람이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말하는게 낫잖아. 나만 욕 좀 먹으면 다 해결되는 거잖아.
‘유아인, 박유천과 연애중인 신세경에게 공개적으로 구애’이라는 기사가 뜬다.
잠시 후 ‘박유천과 신세경 결별. 원인은 유아인의 공개구애?’에 대한 기사가 뜬다.
다시 ‘신세경 유아인 열애’ 기사가 뜬다.
스타스와핑 막방 촬영.
중기 : 벌써 스타스와핑 마지막 촬영이네요. 한달동안 아인씨는 어떠셨어요?
아인 :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참여했는데 하면서 많은 걸 느꼈던거 같아요. 중기씨는 어떠셨어요?
중기 : 저도 처음에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해보니까 역시 스타라는 것이 좋은 것도 있지만 책임도 따르고 힘든 일도 많은 것 같아요. 아인씨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아인 : 네. 저도 중기씨를 만나서 정말 좋았습니다. 어떤 친구보다도 저한테 많은 도움을 주셨던거 같아요.
PD : 컷! 수고하셨습니다.
서로 그동안 수고했다고 박수치며 인사하는 제작진들.
중기 : (아인에게 다가가서 머뭇거리며) 신세경 좋아한다고 밝혀줘서… 고마운 것까지는 아니고…당연한 건데… 그래도 아무튼 밝혀줬으니까… 너한테 했던 나쁜 말들 취소할께.
아인 : (씩 웃는다) 이제부턴 카메라 앞에서 거짓말은 안 하려구. 너 만나서 좋았다는 것도 진심이야.
중기 : 아… (좀전 촬영에 아인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미소)
아인이 중기에게 손을 내밀고 중기가 맞잡고 악수한다.
몇 달 후.
중기가 분식집에서 밥을 먹다가 TV에 나오는 아인을 본다.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자선 공연에 참가한 아인의 모습이 나온다.
아이들을 안아주며 활짝 웃고 있는 TV속의 아인을 보며 중기가 감회가 새로운 듯 피식 미소짓는다.
(옆 테이블의 여자들 둘이 수근거린다)
여자1 : 송중기잖아?
여자2 : 그게 누군데?
여자1 : 전에 스타스와핑에 나왔었던 사람. 맞나? 아닌가?
중기 : (못들은 척 무시하고 일어선다)
중기가 계산을 하고 나와서 길을 걸어 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