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2.01.06 회전문 3인방
  2. 2009.01.24 팀 프로젝트(6)
  3. 2009.01.24 팀 프로젝트(5)
  4. 2009.01.24 팀 프로젝트(4)
  5. 2009.01.24 팀 프로젝트(3)
  6. 2009.01.24 팀 프로젝트(2)
  7. 2009.01.24 팀 프로젝트(1)
  8. 2009.01.24 2008 MBC 신인상 기념

회전문 3인방

잡담 2012. 1. 6. 21:45

 

아인 중기 근석이가 회전문 3인방이란 얘기를 들으니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의 공통점이 그거였구나 싶다.

(회전문이란게 겉으로 보이는 좋은 이미지와 달리 말하는걸 들으면 확 깬다는 뜻이란다)

보통 연예인과 다르게 자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단점까지 솔직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거,

자기주관을 뚜렷하게 밝히고 싫고 아니다 싶은 건 입에 발린 말 못하고 좋은 척 못하는 거,

그런 사람들을 내가 좋아하는 모양이다.

(내가 싫은 건 바로 얼굴에 표가 나기 때문에 동질감을 느껴서 그런지도 모른다)

가장 까다로운 건 아인이지만, MC를 잘 보고 순발력있고 유연하게 말 잘하는 중기나 근석이도

싫은 걸 좋은 척은 못하는 것 같고 자기생각에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편인 것 같다.

런닝맨을 가끔 보면, 중기가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즐기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면이 예능에서도 잘 나가는 이승기와는 차이점인 것 같고, 중기의 그런 면이 난 더 맘에 든다.)

 

승호도 인터뷰를 들으면 확 깨는 면이 있는데 위에 셋과는 다르게 깬다.

극에서는 완전히 성인이라고 생각되는데 인터뷰하는걸 들으면

이건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같이 애기같고 맘이 곱고 여린 느낌이다.

언제쯤이면 회전문 3인방처럼 어른스럽게 느껴지고 어떤 말과 행동을 해도 어떤 작품을 선택해도 믿음직하고 든든할지 모르겠다.

 

 

장근석 한류 다큐멘터리를 보니 그가 일본에서 성공한 비결을 알 것 같았다.

진출한지도 오래됐고 성격도 일본에 없는 밝고 가볍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인기를 끌었지만

그 인기를 폭발시키고 단단히 결집시킨 것은 단순히 캐릭터구축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인기요인을 분석한 사람의 말 중에 배우는 팬미팅에서 이야기밖에 할게 없는데

근석이는 노래가 되고 춤도 추고 MC도 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팬미팅에서 팬들에게 보여줄 거리가 많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근석이는 블루오션에 포지셔닝한 연예인인 것 같다.

크게 아이돌과 배우로 양분된 한국시장에서 그는 어느 하나도 최고로 거론되지는 않는다.

춤과 노래를 잘 하지만 아이돌만큼은 못하고, 연기도 잘하지만 최고로 손꼽히지는 않고,

MC도 잘 보지만 MC를 잘하면서 본업도 잘하는 연예인들은 많다.

그런데 그런 다양한 능력이 모두 A+에는 못 미치지만 모두 A급은 되기 때문에

그것들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일으켜서 A+를 능가하는 효과를 일으키는 것 같다.

연기가 받쳐줘서 노래할 때 전달력이 커지고, MC를 해서 스스로 팬미팅과 콘서트를 이끌어간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콘서트와 팬미팅을 춤, 노래, 연극, 팬들의 참여가 어우러진 새로운 장르의 엔터테이닝 상품으로 만들어 낸 것은 그만이 가능할 것 같다.

종합 예술이라면 뮤지컬도 있지만 관객과의 즉석대화나 스킨쉽 오락적인 측면이 부족하다.

그가 뮤지컬배우들과 달리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MC를 하기 때문에 만들어낼 수 있는 갈라 쇼이다.

또 일본시장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번 기획한 콘서트로 전국순회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한국시장보다 좋게 작용한 것 같다.

(그렇더라도 한국어로도 하기 힘든 MC를 일본어로 진행하려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지 기특하다.)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로코장르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 해서 별로 볼일은 없지만 근석이에게는 그쪽이 맞는 것 같다.

 

Posted by 에페르
,
 


해진이 일하는 편의점. 해진은 일하고 있고 근석은 계산대 옆에서 노트북으로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있다.

해진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온다.

해진 : 엄마? 엄마.. 엄마! (급하게) 기다려요 지금 갈께요 기다려요!(전화를 끊는다)

근석 : 무슨 일이야? 어머님 아프시대?

해진 : (급하게) 근석아 엄마가 쓰러지신거 같아. 나 지금 집에 가봐야 해. 2시간 후면 주인아저씨 오시니까 그때까지만 가게 좀 봐줘.

근석 : (눈이 커져서) 뭐? 

해진 : 너 POS 어떻게 찍는지 알지? 부탁해. (나간다)

근석 : 해진아~ 야~ (난감)

한 사람이 계산할 물건을 들고 와서 계산대 앞에 선다. 근석 어설프게 계산한다. 서툴러서 속도가 나지 않아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손님의 줄이 하나 둘 늘어난다. 기다리던 여자손님 둘이 소곤거린다.

손님1 : 편의점 알바가 무슨 버버리 자켓을 입고 있냐?

손님2 : 보면 모르냐. 짝퉁이지.

손님1 : 짝퉁도 이미테이션은 비싸잖아

손님2 : 버버리 짝퉁은 흔하잖아. 딱 보니까 싼티 나는데?

근석 : (발끈 해서) 이거 짝퉁 아니거든? 정품이거든.

손님 둘 어이없다는 듯 자기들끼리 웃고.

뜨거운물 정수기 앞에 선 손님3 : 여기 뜨거운 물 안나오는데요?

근석 : (당황해서) 네? 뜨거운 물요?

계산대 앞의 손님 : 이거 빨리 계산해주세요.

다른 손님 : 여기 커피우유는 다 떨어졌어요?

근석 : (완전히 당황해서) 네? 네.. 없는데요.

줄이 점점 길어지자 손님 한두명이 계산하지 않고 물건을 들고 나간다.


몇시간 후 편의점. 허탈한 표정의 근석.

주인 : 가게를 어떻게 봤길래 2시간동안에 20만원 넘게 비냐고? 어떡할거야?

근석 : (지갑을 꺼내서 10만원짜리 수표 몇장을 꺼내놓고 나간다)

주인 : 어? 야!


병원

해진이 응급실 병상 옆에 앉아 있고 근석이 온다. 해진은 근석을 보고 일어나서 밖으로 데리고 나온다.

근석 : 어머님은 좀 어떠셔?

해진 : 괜찮으실거야. (잠시 말이 없다가) 너 그때 나 준다던 돈.. 빌려줄 수 있어?

근석 : (해진을 본다)

해진 : 이번달에 다 입금을 해버려서 병원비가 없어. 다음달에 갚을게.

근석 : 그래. 안갚아도 돼. 그냥 줄게. 뭐 나 옷 한 벌 안 사입었다 생각하면 돼.

해진 : (예민해서 기분 약간 상함) 넌 꼭 말을 그렇게 해야 하니?

근석 : (당황) 내가 뭐.. 또 실수했어?

해진 : (한숨) 관두자. 고마워. 여러 가지로.


강의실. 해진이 프로젝트 발표를 한다. 발표를 마치고 긴장된 표정으로 교수의 반응을 기다힌다.

교수 : (보고서를 보다가 얼굴을 들고) 좋아. 잘했어. 다음 팀.

해진과 근석이 눈을 마주치며 웃는다.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는 해진과 근석.

근석 : (들떠서) 프로젝트 성공을 축하하며 건배~

해진 : 건배 (잔을 부딫친다)

근석 : 이제 시험 하나만 보면 방학이다. 태영이는 아빠네 회사 있는 홍콩에 갈거구 지훈이는 어학연수 간다는데.. 난 뭘하지?

해진 : 군대도 안갔다 왔는데 해외 나가는게 가능해?

근석 : 태영이는 미국시민권자 잖아. 지훈이는 면제고.

해진 : .. 그랬구나. (쓴웃음) 넌 면제도 못받고 뭐했냐?

근석 : 그러게 말이야. 나도 재검 받아볼까? 천희랑 대성이는 뭐한대?

해진 : 천희는 집에 내려가서 고기잡는거 도와야 한대. 대성이는 지난달에 배추 뽑으러 집에 내려갔다 와서 겨울엔 한가하대. ... 넌 뭐 하고 싶은거 없어?

근석 : ... (갸우뚱) 하고싶은거 없는데. 너는? 넌 뭐 하고싶은거 있어?

해진 : 몰라. 잊어버렸어. 하고 싶은게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


은행. 해진이 통장을 받아들고 나오면서 문자를 보낸다.


커피숍에서 앉아 있는 해진에게 근석이 다가온다.

근석 : (앉으며) 니가 나한테 먼저 연락을 다하고.. 왠일이야?

해진 : (봉투를 내밀며) 지난번에 빌린 거. 갚으려구.

근석 : 안 갚아도 된다니까.

해진 : 나 오늘 빚 다 갚았다. 너한테 빌린 것까지 다 정리하고 싶어.

근석 : 어? 정말이야? 그럼 너 이제 빚 없는거야?

해진 : 응. 고등학교때부터 4년동안 일해서 다 갚았어.

근석 : 와~ 대단하다 너. 그럼 이제 알바 안해도 되는거야?

해진 : 학비 벌 정도만 하면 돼.

근석 : 그렇구나.

해진 : 전에 나한테 하고싶은게 뭐냐고 물어봤었지?

근석 : 응

해진 : 이제 생각났어. 난 어렸을 적에 수의사가 하고 싶었어. 동물들 기르고 고쳐주고 하는 수의사.

근석 : .. 나도 생각났어.

해진 : 뭔데?

근석 : 난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 어렸을 적에 책에다 맨날 만화 그려놔서 선생님한테 야단맞았었는데..


애니메이션 학원

해진이 준 봉투에 든 돈으로 등록하는 근석.

학원 책상에 앉아서 만화를 그린다.


동물병원. 해진이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다. 근석이 들어옴

근석 : 안녕? 언제부터 여기서 일했어?

해진 : 몇주 됐어. 무슨일이야?

근석 : 내가 그린 만화 보여줄려구. (스케치북을 펼쳐 보여준다)

해진 : (앉아서 만화를 본다) 이게 끝이야?

근석 : 응

해진 : (갸웃하며) 좀.. 싱겁지 않아?

근석 : 뭐가?

해진 : 등장인물도 둘뿐이고.. 줄거리도 없고..

근석 : 주인공하고 악당하고 싸우다 주인공이 이기는 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해진 : (픽 웃는다)

웃으며 같이 만화를 보는 두사람에게서 점점 멀어지며 fade out


Posted by 에페르
,
 


해진이 일하는 편의점.

해진은 계산대에서 손님들 계산을 해주고 근석은 옆에서 책과 노트북을 켜놓고 프로그램을 쳐넣고 있다.

근석 : 다 했어.

해진 : (보며) 그럼 한번 돌려봐.

근석 : (돌려보고) 와 에러 무지 많이 뜬다. 어떡하지?

해진 : 잡아야지. 에러메시지 찾아봐봐.

근석 : (책을 넘기며 찾는다)

근영이 편의점에 들어온다. 근영을 보고 굳는 해진. 캔을 하나 들고 와서 계산대 앞에 선다.

근영 : 어 해진아. 너 여기서 일하는구나?

해진 : (얼어서) 어

근영 : 근석이도 있었네?

근석 : 안녕 근영아

근영 : 아~ 너네 프로젝트 같은 조였지. 열심히 하네.

근석 : 마침 잘왔다. 근영아 여기 에러 좀 잡아줘.

근영 : 뭐?

해진 : (끼어들며) 됐어. 바쁠텐데 가봐. 우리가 알아서 할게.

근영 : (웃으며) 뭔데? 보여줘

해진 : 우리 프로젝트니까 우리가 알아서 할게.

(근영이 쳐다보자 해진이 당황해서 눈길을 피한다. 그런 해진을 근석이 유심히 바라본다)

근영 : 그래. 나중에 수업시간에 보자. 안녕

근석 : 그래 안녕

근영 나간다.

근석 : 야 너 근영이 좋아하냐?

해진 : ...

근석 : (쌀쌀맞은 해진에게 이런 면이 있다니 재미있다) 내가 너네 과커플1호 되게 밀어줄까?

해진 : 애들 말이 니가 보영이랑 과커플1호라던데?

근석 : 보영이? 걘 그냥 학교에서 만나는 애구.. 나이트 가면 더 예쁜 여자애들 많아.

해진 어이없다는 듯이 근석을 보고 말이 없음


밤. 해진의 집에 해진과 근석이 들어온다.

해진 : 엄마 저 왔어요.

해진엄마 방에서 나온다.

해진엄마 : 왔니?

해진 : 과 친구 근석이에요. 같이 숙제하려고 왔어요.

근석 : 안녕하세요?

해진엄마 : 그래. 어서와라. 저녁은 먹었니?

근석 : 네.

해진 : (방문을 연다) 들어와


해진의 방

근석 : (들어오며) 어머님 편찮으시다면서? 어디가 안 좋으신거야?

해진 : 저혈압이고 당뇨도 있으셔. 평소엔 괜찮은데 언제 갑자기 쓰러지실지 몰라. 전에도 몇 번 쓰러지셔서 병원 갔었어.


한밤중. 해진의 방. 노트북을 켜놓고 해진과 근석이 책을 보며 디버깅을 하고 있다.

추워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근석.

근석 : 아~ 이게 왜 안되지? 책에 있는대로 했는데.

해진 : 혹시 여기가 잘못된 거 아닐까? (노트북 화면을 가리킨다)

근석 : 야 화장실이 어디야?

해진 : 밖으로 나가야 해. 골목에서 왼쪽이야.

근석 : 추운데.. 나가기 싫은데.. 아..

해진 : (노트북을 보고 프로그램을 수정하며) 갔다와. 새벽엔 더 추워져.

근석 : 좀만 더 참아볼래. 이젠 거의 겨울날씨네. (뭔가 생각난 듯 환해지며) 야, 이번 겨울에 우리 스키장 갈래? 내가 돈 대줄게.

해진 : 내가 간다면 니 친구들이 끼워줄 거 같아? 끼워준대도 싫어.

근석 : 그럼 우리 보영이랑 근영이랑 넷이 갈까? 너 근영이 좋아하잖아.

해진 : (일부러 무덤덤하게) 나 바빠. 그리고 딴소리 할거면 방해하지 말고 집에 가.

근석 : 아~ 근데 너네집 너무 춥다. 내일은 우리집에서 하자.

해진 : (보면서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 참으며) 그래. 그러자.


다음날 밤. 근석의 집으로 해진과 근석이 들어온다. 근석의 집에 주눅이 든 해진 약간 쭈삣쭈삣 들어온다.

근석 : 엄마~

근석엄마 방에서 나온다.

근석 : 과 친구 해진이야. 밤새 같이 숙제 하려고 왔어.

해진 : 안녕하세요

근석엄마 : 그러니? 아유 반갑다. 근석이 때문에 고생 많지?

해진 : 아닙니다.

근석 : 나도 같이 한다니까~


근석의 방에서 둘이 책과 노트북을 보고 있다.

해진 : 이제 거의 된 거 같지?

근석 : 응. (신나서) 야, 우리가 기말 프로젝트 1등하면 어떡하지? 태영이가 샘낼텐데.

해진 : (픽 웃음) 그럴일 없거든

근석 : (듣는둥 마는둥) 근영이도 ‘이렇게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다니 너네들 너무 멋지다~’ 하겠지?

해진 : (쓴웃음) 근데 넌 왜 컴퓨터공학과에 왔어? 컴퓨터 안 좋아하면서..

근석 : 점수 맞춰서 왔지. 너는? 왜 컴퓨터공학과에 왔어?

해진 : 취직이 잘 된다고 해서. 넌 아버지 회사 물려받으면 될텐데 왜 경영학과 안갔어?

근석 : 회사는 형이 물려 받을 거고.. 난 건물 하나 물려받아서 월세 받으면서 살거야. 대학은 그냥 엄마가 가라고 해서 간거고..

해진 : 태영이 지훈이랑 셋이 강남외고 동기지?

근석 : 응.

해진 : 태영이는 고등학교때부터 컴퓨터 잘 했어?

근석 : 걘 초등학교때부터 맨날 컴퓨터 만지고 뜯어보고 그랬대. 걔네 아빠가 사다 준 컴퓨터가 수십대래.

해진 : (씁쓸해서 잠시 말없다가) ... 이제 보고서에 프로그램만 추가하면 되겠다.

근석 : 그래. 보고서 마무리는 내가 할게 넌 발표준비나 해.


Posted by 에페르
,
 


근석의 집

엄마와 이야기 하는 근석.

근석 : 카드 말고 현금 달라고 현금. 캐쉬.

근석엄마 : (신용카드를 내밀며) 은행가서 찾아와야 한다니까. 옷 사입는다면서. 왜 현금이 필요해?

근석 : 아이 참. 현금만 받는 데가 있으니까 그러지. 그럼 현금서비스 받을게. 그래도 되지?

근석엄마 : (신경 안쓰는 듯) 아 니 맘대로 해. 집에 현금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근석 좋아서 카드를 받아서 나간다.


해진이 일하는 편의점.

해진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데 근석이 다가온다.

근석이 자랑스럽게 봉투에 든 돈을 해진에게 내민다

해진 : 뭔데?

근석 : 이정도면 학기중엔 아르바이트 안해도 돼지?

해진 : (짐작하는듯 봉투를 보지도 않고 기분 나빠서) 됐어.

근석 : (의외라는 듯) 왜?

해진 : (자존심 상하지만 참으며) 일이란 건 아무 때나 내맘대로 시작하거나 그만둘 수 있는게 아냐.

근석 : .. 그래? (머쓱해서 돈을 도로 집어 넣는다.)

해진 말없이 물건을 정리한다.

해진 : (계속 일하며) 근데 넌 왜 자꾸 나 일하는데 오는 거야?

근석 : 어? (갸우뚱) 그야 뭐 당연히 프로젝트 하러 오는 거지.

해진 : (보며) 책도 없이? 노트북도 없이?

근석 : (뻘쭘) 그런가?


밤늦게 해진이 집으로 간다.

해진의 집.

엄마 혼자 자고 있다가 해진이 들어오자 부스스 일어난다.

해진엄마 : 왔니? 힘들지? 고생이 많구나.

해진 : 약 드셨어요?

해진엄마 : 응 먹었어

해진 : 아버지는 언제 올라오신다고 전화 오셨어요?

해진엄마 : 공사가 좀 늦어져서 연말까지는 마산에 계속 계실거 같다는데.

해진 : 네. 그리고 이번달 이자랑 원금 입금했으니까 걱정 마세요. 전화 안올거에요.

해진엄마 : (말없이 미안한 표정으로 해진의 손을 잡는다)


수업 끝나고 같이 나오는 태영 지훈 근석.

지훈 : 우리 오랜만에 PC방 갈까? 아이템 새로 산거 보여줄게.

태영 : 그래. 좋아.

근석 : 어.. 난 약속있어.

태영 : 약속? 너 요즘 바빠 보인다. 뭐하는데?

지훈 : 해진이랑 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그러는거 아냐? 너 요즘 그 과목 책 열공하던데.. 하긴 너라도 해야지. 해진이 믿고 있다간 너까지 F 맞을걸.

근석 : (반박하며) 해진이도 열심히 하고 있거든.

지훈 : 그건 알지만, 가난한 사람을 가까이 하면 똑같이 가난해 지게 되어 있어. 가난한 사람은 주변의 돈을 다 빨아들이거든. 그러니까 될 수 있으면 가까이 하지 않는게 상책이야. 뭐 근석이네 집이 가난해 질 리는 없지만, 어쨌든 근석이 니가 간접적으로 해진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 조심하란 얘기지.

근석 : (화나서 무슨 말인가 하려다 말빨이 딸려서 그냥 간다) 나 간다.


같이 수업을 듣는 대성, 해진.

대성 : (수업중이라 작은 목소리로) 너 요즘 근석이랑 잘 지내나?

해진 : 왜?

대성 : 얼마전에 너한테 무슨 사정 있냐고 물어보더라.

해진 : ...

대성 : 별 이야기 안했다. 그런 부잣집 도련님한테 설명해봐야 알아듣겠나.

해진 : ...그래도 근석이는 태영이나 지훈이 하곤 다른 거 같아.

대성 : 좀 덜 약아 보이긴 하더라.

해진 : 오히려 너무 눈치가 없어서 탈이지.

대성 : (픽 웃는다) 맞다. 분위기 파악 못하고 말해서 속 터지게 하지.

해진 : (살짝 미소지으며) 나쁜 의도로 그러는 건 아냐. (근석에게 적대적으로 대했던 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듦)


Posted by 에페르
,
 


해진이가 알바하는 호프집

근석이 앉아있는데 해진이 맥주를 두잔 가지고 와서 놓고 자리에 앉는다.

근석 : 너 일 안해도 괜찮아?

해진 : (한결 부드러워짐) 오늘은 월요일이라 손님이 별로 없어. 보고서 봤는데 그정도면 될거 같아. 그거 만드느라고 시간 좀 걸렸겠더라.

근석 : (으쓱) 나 그런거 잘해. 태영이가 지가 하기 싫은 잡일은 맨날 나 시켰거든.

해진 : (픽 웃음)

근석 : 넌 잘 돼 가?

해진 : 응. 그런데 많이는 못했어.

근석 : 근데 너 도대체 하는 일이 몇 개야? 새벽에 우유배달하고 점심시간에 학교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여기서 일하고.. 낮에는 편의점에서 일한다며?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데?

해진 : (자존심 상해서 굳어짐)

근석 : 학비를 벌려고 하는 거라면 방학때 해도 충분하지 않아? 그래도 학기중에는 수업에 충실하는게 좋을거 같은데.

해진 : (말을 딴데로 돌리며) 지난번 수업시간에 출석 불렸냐?

근석 : 아니

해진 : 그렇구나. 손님 와서 가봐야겠다. 마시고 가. (일어나서 간다)

근석 : 응.. (혼잣말) 내가 뭐 실수했나?


학생식당

천희 대성 해진이 같이 라면을 먹고 있다.

대성 : 해진아. 나 돈 떨어졌는데 알바 자리 좀 소개해 줘.

천희 : 집에 전화 하지 왜?

대성 : 집에 돈 없다. 가을에 배추 뽑아 팔 때까지는 돈이 안돈다. 그때까진 나혼자 버텨야돼. 천희 너네는 그래도 고기잡으니까 늘 현금이 돌지. 농사짓는 집은 안그래.


떨어진 곳에서 근영이 친구들과 밥을 먹고 있다. 해진이 물끄러미 근영을 바라본다.


태영이 들어옴.

태영 : 근영아. 여기 있었구나. 우리 프로젝트 때문에 보기로 했었잖아.

근영 : 우리 2시에 보기로 했잖아.

태영 : 점심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고 하려고 했지.

근영 : (웃으며) 벌써 먹었는걸. 어쨌든 생각해줘서 고마워. 좀 있다 2시에 보자.

해진 신경 안쓰는척 하면서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


강의실

해진은 안오고 근석이만 수업 듣고 있다.

교수 : 3주후까지 프로젝트 마무리해서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서둘러야 할거에요.

근석 걱정스런 표정


해진이 일하는 호프집

근석이 앉아 있고 해진이 맥주와 안주를 가지고 옴

해진 : (서있는 채로) 왠일이야?

근석 : 너야말로 왜 통 소식이 없냐. 통과해야한다고 할 땐 언제고..

해진 : .. 미안해. 요즘 일이 늦게 끝나서.. (자존심 상하고 미안하지만 티 안내려고 노력)

근석 : 그래. 일단 앉아서 한잔 해.

해진 : 나 일해야 하거든.

근석 : 손님도 별로 없는데? 내가 주문 했잖아. 그러니까 시간 좀 낼 수 있잖아?

해진 : 여긴 티켓다방 아니거든. (간다)

근석 : 야~ (황당한 표정.)


도서관에 휴게실

이야기하는 천희 대성에게 근석이 다가간다.

근석 : 안녕?

천희 : 어 니가 이 시간에 도서관에 왠일이가? 어제 밤에는 나이트 안뛰었나?

근석 : 방학때나 매일 가지 요즘은 학기말이잖아. 근데.. 너네 해진이랑 친하지?

대성 : 니보다야 친하지. 왜?

근석 : 프로젝트 해진이랑 같은 조인데 해진이가 맨날 알바하느라고 시간이 없어. 걘 왜 그렇게 돈에 목숨거는거야? 무슨 사정이 있는거야?

천희 : 돈버는데 무슨 사정이 따로 있겠나. 떼부자 될려고 그렇게 일하는건 아닐거고 뻔한거 아이가.

근석 : 등록금이야 몇 달 일하면 벌수 있는거잖아.

대성 : 등록금 걱정하는 정도면 그렇게 일하겠나. 집에 빚이 많은가 보더라.

근석 : 빚?

천희 : 빚도 있고 어머니도 편찮으신거 같다 아이가.

대성 :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마라. 해진이 집안 얘기 하는 거 싫어한다.

근석은 그제야 해진의 상황이 이해가 가는.



Posted by 에페르
,
 


해진. 밤 늦게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나오면서 근석에게 문자 보냄.


나이트.

태영 지훈 근석이 부킹한 여자들과 춤추는 중. 근석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온다. “혹시 지금 시간 되니? 해진이가.”


밤 캠퍼스 도서관 건물 안 휴게실 책상에 해진이 엎드려 자고 있고 근석이 다가와서 흔들어 깨운다. 해진 부스스 일어난다.

근석 : (옆에 앉으며 서먹한 분위기를 깨려고) 새벽 2시에 사람을 불러내냐?

해진 : (여전히 거리를 두며) 그러는 너는 밤늦게 안자고 뭐하고 있었냐?

근석 : 나이트에서 술먹고 있었지. 너도 술마셨어?

해진 : 아니. (나이트에서 노는 근석과 비교되는 자신의 현실이 싫음)

근석 : 어떡할까? 주제 잡아야 하는데...

해진 : 내가 대충 생각해놨어. (계획을 프린트한 종이를 꺼내서 보여준다.) 그냥 책에 나온 예제를 좀 더 발전시켜서... 넌 화면 출력쪽 하고 내가 알고리즘을 하면 될것 같은데.. 어때?

근석 : .. 음.. 근데 너무 단순하지 않아? 이래서 점수 잘 나올까?

해진 : 더 좋은 아이디어 있어?

근석 : (아무 생각 없음) ... 아니

해진 : 그럼 다음 수업시간까지 각자 스터디 해보고 다시 얘기하자.

근석 : 그래

해진 : (일어난다) 나중에 봐.

근석 : (따라 일어난다) 갈려구? 만난 김에 술이나 한잔 하자.

해진 : (여전히 무뚝뚝하게) 너무 늦었잖아. 다음에 하자.

근석 : 그런가? 그럼 잘 가.

피곤한 해진 대답 없이 간다.

근석은 해진의 태도가 이해가 안감.


수업시간.

근석은 해진을 찾지만 보이지 않음.


수업끝나고 근석이 해진에게 전화

근석 : 나야. 수업 왜 안 들어왔어? 아니 그런 건 아니구... 뭐? 내일 아침 6시?


아침 6시. 캠퍼스 벤치.

해진이 앉아서 책을 보며 기다리고 있고 근석이 와서 앉음

근석 : (하품하며) 넌 왜 맨날 밤중 아니면 새벽에 시간이 나는건데? 뭐가 그렇게 바빠?

해진 : (대답하는 대신 종이를 내밀며) 이렇게 하면 될것 같아. 화면을 셋으로 나눠서 왼쪽에는 입력 상태를 보여주고, 오른쪽에는 출력 상태를 보여주고, 가운데는 현재 프로세스하고 메모리 상태를 보여주고..

근석 : (종이를 받아서 보지만 잘 모르겠음)

해진 : 그러려면 여기를 입력을 받아서 파라메터 대로 움직이게 출력해야 할 것 같은데 할 수 있겠어?

근석 : (머리를 긁으며) 해본적 없는데..

해진 : 그럼 니가 할 수 있는 걸 얘기해 봐.

근석 : (한숨) 사실.. 나 프로그램 잘 몰라. 해본적이 없어서.. 맨날 태영이거 베껴서 냈거든. 프로젝트도 걔가 다 하고..

해진 : (한심하다는 듯 쳐다본다)

근석 : 그냥 우리 이 과목 드랍하고 다음 학기에 재수강할까? 다음 학기에 잘하는 애랑 한 조 하면 되잖아.

해진 : (단호하게) 난 안돼. 무조건 통과해야 돼. 그러니까 너 못할거 같으면 처음부터 빠져. 나중에 펑크내지 말고. 나 혼자 할테니까.

근석 : (머쓱해서) 알았어.. (미안해서) 그럼 보고서라도 내가 써볼게. 나도 성적표에 F 뜨면 우리 엄마아빠 한테 반쯤 죽을테니까.


당구장에서 지훈 태영 근석이 당구치며.

지훈 : 너네들 기말 프로젝트는 잘 되가냐? 태영이야 근영이랑 1등2등끼리 하니까 알아서 잘 할 테고.. 근석이 너네는 어때?

근석 : (심란) 몰라. 해진이 얼굴보기 힘들어. 봐도 나랑 말도 잘 안하려고 하고.

지훈 : 해진이 알바하느라고 바쁘다던데. 해진이만 믿고 있다가 제출 못하게 되는 수가 있을껄?

근석 : 알바? 어디서?

지훈 : 몰랐어? 뭐 여러가지 한대. 점심시간에 학교 식당에서도 일한다는데?


학교 식당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해진. 근석이 다가온다.

근석 : (반갑게) 해진아. 안녕?

해진 : (반갑지 않은 듯) 왠일이야?

근석 : 나 보고서 목차 잡은 거 보여줄려구.

해진 : (약간 짜증스럽게) 지금 바쁜거 안보여? (좀 미안해서) 거기 놔두고 가면 있다 볼게.

근석 : 어? 어.. 여기 놓고 간다. (보고서를 놓고 뒤돌아서서 가며 약간 화나서 혼잣말) 와.. 정말.. 내가 왜 이렇게 당해야 하는 거지? ... (이내 마음쓰지 않는듯) 됐어. 태영이랑 지훈이한테 더한 말도 들었는데 뭐. 내가 참을성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뭐 이런 것 쯤이야. 신경쓰지 말자.



Posted by 에페르
,
 

해진 - 집안의 빚 갚느라 알바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는 가난한 집 아들. 집안은 어렵지만 자존심은 강함.

근석 - 낙천적이고 별 생각없이 하루하루 사는 부잣집 막내아들. 집에서 풍족하게 받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형에게 치여 살아서 자존심도 별로 없음.

태영 - 근석 친구. 계산적이고 공부 잘 함. 글로벌 기업 자제.

지훈 - 근석 친구. 권위적이고 은근히 남을 무시함. 고위층 국회의원 자제.

천희 - 해진 친구. 전남 여수에서 올라온 어부 아들.

대성 - 해진 친구. 태백에서 올라온 고랭지 배추 농부 아들.

근영 - 해진이 좋아하는 여자동기. 공부 잘하고 성격도 상냥함.

보영 - 근석을 좋아하는 여자동기.

모두 서울의 같은 대학 컴퓨터공학과 동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해진의 모습

누구를 기다리는 듯 초조한데 다음 타임 근무자가 오자 서둘러 인수인계를 하고 뛰어간다.


늦잠자다 일어나서 블랙엔진 광고처럼 여유있게 옷장에 걸린 비싼 옷 중에서 하나로 갈아입고 차를 몰고 학교에 오는 근석.

캠퍼스 로비에 먼저 와있던 태영, 지훈과 만난다.


캠퍼스 강의실

근석, 태영. 지훈이 시시덕 거리며 들어와 강의실 중간에 앉는다.


수업 시작

교수가 들어온다.

해진 늦게 들어와서 뒷자리에 앉음.


교수 : 이제 기말 프로젝트를 내야 하는데.. 내가 이름 부른 사람들끼리 한 조가 되어서 프로젝트를 하기 바랍니다. 기태영 문근영 둘이 한조. (계속 이름을 부름.) 박해진, 장근석 둘이 한조. (근석 해진 뜨악한 표정으로 서로를 본다) (계속 이름을 부름.)

이번에 짜준 조는 중간고사 성적 순서대로 한거니까 바꿀 수 없습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프로젝트를 하니까 잘하는 친구한데 못하는 사람이 무임승차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성적순으로 비슷한 성적을 낸 사람들끼리 조를 지어준거니까 이대로 프로젝트를 해서 제출하도록. 그럼 수업 시작합니다.


수업 끝.

근석 : (해진에게 가서) 우리 프로젝트 한 조 됐으니까 밥 먹으면서 어떻게 할 건지 얘기 좀 하자.

해진 : 오늘은 바빠. 다음에 내가 연락할게. (간다)

근석 : (어이없음)

지훈 태영이 다가옴

지훈 : (이죽거리며) 근석이 큰일 났네. 맨날 태영이한테 붙어갔는데 이번엔 어떡하냐?

태영 : 뭐 해진이도 잘 하잖아. 걔가 이번에 중간고사는 못 봐서 근석이랑 한 조가 됐지만.

근석 : (난감)

지훈 : 그래. 그나마 니가 컨닝이라도 해서 해진이랑 한조 된 게 다행이다.

근석 : (약오르지만 말은 못하고)


Posted by 에페르
,

2008 MBC 신인상 기념

잡담 2009. 1. 24. 22:29
 

2008 MBC 드라마 남우신인상을 박해진과 장근석이 공동수상 했습니다.

수상 이전부터 에덴의 동쪽과 베토벤 바이러스 팬들의 신경전이 대단했는데

두 배우 다 아끼는 저로서는 공동수상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이 무대에 올라 있는걸 보니 어쩌면 그렇게 대조적인지...

차갑고 시니컬한 프로스트 노바를 뿜어내는 박해진과

환하고 따듯한 빛의 오오라를 뿜어내는 장근석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모습 인것 같더군요.


박해진은 한국 남자배우들 중에는 우는 연기로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문잠그고 혼자 우는 울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심이 느껴지죠.

장근석은 한국CF모델중에 사진 한 장에 가장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배우 같아요.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표정과 컨셉으로 양파처럼 까도까도

새롭고 신선한 모습의 광고를 찍을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죠.

박해진은 다른 일을 하다가 길거리캐스팅 되어 짧은 3-4년간 눈부시게 발전했고

장근석은 아역부터 차근차근 밟아올라왔지만 배우로 빛을 보기 시작한건 최근입니다.

박해진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고독하고 신비한 거리를 두는 카리스마라면

장근석은 시선을 확 끌어당기면서 기분좋게 만드는 상업적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박해진이 겉은 차가와 보여도 내면은 여린 외강내유 형이라면

장근석은 겉은 가벼워 보여도 내면은 생각이 깊은 외유내강 형입니다.


두 배우의 단점을 비교해봐도 대조적인데요

박해진은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역할은 잘 소화하지 못해서

작가들이 그에게 맞춰서 대본을 써 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신명훈의 캐릭터도 그래서 처음 시놉시스와 달라진 것 같구요.

(에덴 초반 이유없는 악당 연기는 너무 어색했는데

11회에 내면의 불안감을 드러내면서부터 멋지게 소화하더군요)

장근석은 어떤 대본이 주어지던 잘 소화를 하지만

연기가 너무 해당 씬에 overfitting 되어서 긴 드라마의 경우에

처음 시작과 몇 달 후 끝에 캐릭터의 일관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것 같아요.

(베바 1-2회는 터프한 군인, 3-4회는 불량스럽고 건방진 단원,

5-10회는 공손한 제자, 11-17회는 경쟁자, 18회는 애교쟁이로

각 회를 볼때는 씬에 집중이 되는데 처음부터 연결해보면 ‘넌 누구냐’ 하게 됨)


두사람의 차이점을 들라면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을것 같아요.

조인성과 소지섭의 발리에서 생긴 일이나

소지섭과 강지환의 영화는 영화다 같은

균형잡힌 멋진 투톱 드라마나 영화를 찍어줬으면 하고 바랬는데

막상 서있는걸 보니 둘 다 개성이 강해서

어울리는 투톱 드라마를 만들기 쉽지 않겠다는 아쉬움이 드네요.

그래서 어떤 장르 어떤 배경이면 어울릴까 생각해보다가 쓰게 된 대본입니다.

하지만 내 필력에 한계가 있는 고로

에덴의 동쪽에서 박해진이 보여주는

절망적인 슬픔, 냉랭한 분노, 사이코틱한 집착이나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장근석이 보여주는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쉽, 괴로움을 내면으로 삭이는 인내심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대본을 쓰기는 어렵더군요.

결국은 둘다 젊은 학생이니까 만만한 학원물로 낙찰.

하지만 언젠가는 두 배우가 멋진 대본으로

불꽃튀는 연기 배틀 하는걸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둘다 앞으로 10~20년은 더 연기를 할테니 그런 날이 올수도 있겠죠?



해진 - 집안의 빚 갚느라 알바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는 가난한 집 아들. 집안은 어렵지만 자존심은 강함.


근석 - 낙천적이고 별 생각없이 하루하루 사는 부잣집 막내아들. 집에서 풍족하게 받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자존심도 별로 없음.


태영 - 근석 친구. 계산적이고 공부 잘 함. 글로벌 기업 자제.

지훈 - 근석 친구. 권위적이고 은근히 남을 무시함. 고위층 국회의원 자제.

천희 - 해진 친구. 전남 여수에서 올라온 어부 아들.

대성 - 해진 친구. 태백에서 올라온 고랭지 배추 농부 아들.

근영 - 해진이 좋아하는 여자동기. 공부 잘하고 성격도 상냥함.

보영 - 근석을 좋아하는 여자동기.

모두 같은 대학 컴퓨터공학과 동기.

Posted by 에페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