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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0 롤링홀 후기 - AXIZ POE 아싸 톡식 해리빅버튼
  2. 2011.08.15 Top 밴드


탑밴드에 나오는 밴드 공연을 라이브로 들으며 어떨까 싶었는데
포 톡식 아싸 액시즈가 롤링홀에서 합동 공연을 한다기에 갔다.

외국 가수나 밴드 내한공연공연 몇번 갔었지만
갈때마다 몇만명이 들어가는 공연장에서 얼굴도 못알아보게
백미터쯤 떨어진 B석자리에서 듣다오곤 했는데
클럽공연은 TV에서 보던 얼굴이 그대로 몇미터 앞에 나타나니 헉 하게 되었다
현실감이 없음. 내가 지금 TV를 보고 있는건지...
근데 TV보다는 다들 훨 잘생기고 이쁨.

AXIZ
TV에서 볼 때는 그냥 지루하고 별로 잘한다는 생각 못했는데
실제 들어보니 신나고 사운드가 꽤 빵빵하게 차있었음
실수도 거의 안하고 매끄러운거 같고 왜 실력파 소리를 듣는지 알겠더라.

POE
실제 들으면 TV에서 듣는것과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는데
기타가 없고 신디 위주라서 다른 밴드보다는 TV와 비슷하게 들리는 편.
그래도 베이스나 드럼이 울리는 소리가 역시 현장에선 더 강렬하고 다른거 같음.
보컬도 방송보다 훨씬 울림이 있고 힘있고 다양한 느낌이 남.
자작곡들이 상당히 다채롭고 괜찮아서 앞날이 기대가 됨.

게스트 해리 빅 버튼
보컬이 카리스마있고 사운드도 묵직하고 안정감 있고 연륜이 느껴지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향의 사운드였음.

아이씨사이다
역시 TV에서 보던대로 계속 웃게 만들고 뛰게 만들고 신나게 만들었음
TV에서 보던거보다 더 볼륨감있고 빠방하고 하드한 사운드

TOXIC
조별경연이나 방송에서는 깔끔하고 날카롭게 사운드를 뽑는데
라이브에서는 양주때도 그렇고 너무 웅웅거려서 사운드의 개성이 많이 사라지는 느낌.
게다가 TV에서 듣던거보다 템포가 꽤 빠른거 같아서 당황.
근데 돌아오면서 녹음한거 들어보니 TV에서 듣던거랑 속도가 같음.
다른 밴드들은 공연을 보면 신나는데 TV에서 보면 속도가 좀 늘어지게 들리고
톡식은 실제 공연을 보면 너무 빨라서 소리가 좀 뭉개지는듯 한데
녹음된걸 듣거나 TV를 보면 속도감있고 신나게 들리는거 같음.
음향팀이 녹음을 잘해서 그런지 톡식이 방송에 적합한 음악을 하는건지
나만의 착각인지 그건 잘 모르겠으나 내 느낌이 그냥 그랬음.


정우 경력을 보면 뮤지컬도 잠시 했는데 그래서인지 퍼포먼스가 남다른 느낌이다
다른 밴드는 기타나 베이스는 거의 늘 정면을 바라보고 등을 보이는 법이 없는데
정우는 눈맞출 멤버가 드럼밖에 없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가끔 등도 돌리고
키보드를 치느라 옆을 보기도 하고 무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기도 하는데
움직임의 동선이나 몸짓이 뮤지컬 배우처럼 연극적인 느낌이 난다.
표정이나 노래할때의 억양도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표현력이나 호소력이 있다.
음악만이 아니라 음악 외적인 것이나 대중성의 면에서
감성, 스토리, 볼거리, 음악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다른 밴드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음악이나 보컬 자체만으로만 보면 다른 밴드보다 크게 앞서지 않더라도
그 미묘한 차이와 느낌을 극대화 시키고 전달시키는 힘이 큰것 같다.
기타소리도 거칠고 볼륨있게 뭉개는 소리의 thresh metal 느낌의 리프로 시작해서
중간에는 날카로운 속주 솔로로 변화하는 것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보컬 기타를 둘다 혼자 하니까 보컬 눈치 볼 필요 없이
맘대로 보컬 기타 키보드를 원하는 곳에 엮어서 곡을 구성할 수 있으니 그것도 장점같다.
슬옹이의 드럼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잘하는것 같다.
요즘에는 슬옹이 드럼 소리에 집중해서 듣고 있는데
인트로에서는 강하게 단순하게 치고 기타가 나오는 중간에는 섬세하게 박을 쪼개서 살살 받쳐주고
멈춰야 할때는 순간적으로 숨을 딱 멎게 했다가 필인을 치고 나가는게 정말 일품이다.
아뭏든 둘다 영리하고 센스가 있고 신기한 녀석들 같다.

Posted by 에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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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밴드

Top밴드 2011. 8. 15. 02:03

요즘 본방사수 하며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Top 밴드이다.

오디션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지만 탑 밴드는 다른 서바이벌과는 느낌이 다르다.

다른 프로그램들이 참가자들의 절박함과 치열한 경쟁과 연습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탑 밴드는 음악을 즐기고 자신을 펼쳐보이고 자신이 하는 음악과는 다른 음악과의 만남에 더 치중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사연이 간간이 나오긴 하지만, 개인적인 사연을 끌어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려고 하기 보다는

음악 그 자체를 추구하는 밴드인들의 감정과 생각, 자세에 더 초점을 맞추며 가능한 객관적인 시점을 유지하려 한다.

참여한 밴드들도 정말 한국에 이렇게 다양한 밴드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온갖 장르와 나이대(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온갖 직업군의 밴드들이 즐겁게 참가를 한다.

악기구성도 드럼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 정통 밴드 구성은 물론이고,

브라스밴드, 재즈 빅밴드, 다양한 타악기를 포함한 밴드, 클래식 악기나 국악기를 포함한 밴드 등 다양하다.

이런 각양각색의 밴드들이 만나서 서로 음악을 나누고 영감을 받는 축제를 마련해 준 것만으로도

탑 밴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비록 시청률 3%라 해도 공중파 방송을 타고나니 밴드들의 공연티켓과 음반판매가 늘었다고 하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미 거두고 있는 것 같다.

나도 학생시절에는 전에는 음반가게를 기웃거리며 관심있는 밴드의 새 앨범이 보이면

이번에는 또 어떤 사운드의 음악이 담겨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사가지고 집으로 한달음에 달려와서 들었는데

요즘 탑 밴드를 기다리면서 그런 기분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고 있다.

아이씨 사이다, 브로큰 발렌타인, 시크, S1, 블루니어마더 등 즐겁고 듣기 좋고 훌륭한 밴드들이 많지만

내가 특히 이번엔 또 어떤 사운드를 듣게 될까 설레며 일주일을 기다리는 밴드는 게이트플라워즈, POE, 톡식이다.

 

게이트 플라워즈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의 정통 4인조 락밴드 구성이다.

얼핏 듣기에는 전통적인 블루스 락 느낌이지만 들을수록 어딘가 색다른 느낌이 든다.

그냥 듣기에는 브로큰 발렌타인이 훨씬 매끄럽고 시원하고 편안한 락이다.

하지만 한번만 봐도 기억에 남고 보면 볼수록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것이 게플인 것 같다.

게플은 보컬부터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인상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처음 게플의 보컬을 봤을 때 얼마나 무서웠는지(너저분한 머리에 눈빛이 정신병자 아니면 노숙자 같았다)

그런데 자꾸 보니 자주 가는 가게 아저씨처럼 따듯하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미션 수행을 위해 초등학생들 앞에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악어떼동요를 부르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바닥을 치며 한참을 웃었다.

목소리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음정 박자 무시하고 마구 지르는 음치같이 느껴질 목소리인데

그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감정호소가 기가 막히다.

기타도 한국에도 이런 스타일로 기타를 치는 사람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감성적인 느낌이 나는 개성이 있다.

다른 곡도 좋지만 꽃잎을 들을 때는 정말 눈물이 났다.

내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했지만 그 절절한 가사와 보컬의 거칠고 하드한 목소리가 정말 잘 어울렸고

사이키델릭한 느낌의 기타 편곡도 좋고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슬펐다.

 

POE

기타가 없는 키보드, 베이스, 드럼 3인조의 특이한 구성으로 프로그레시브 비슷한 음악을 하는 것 같다.

보컬 겸 키보드가 여자인데 노랑 뽀글 머리에 어눌한 말투까지 역시나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키보드를 칠 때 완전히 몰입해서 치는데 보기만해도 천재 아니면 음악에 미쳤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처음 예선에서는 그냥 보컬이 특이한 밴드네 했지 음악은 뭘 들었는지 남지가 않았다.

(심사위원인 체리필터도 음악이 난해하다고 했으니 내 탓만은 아니다)

그런데 2차예선에서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들으니 이 밴드가 슬픈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본격적으로 반한건 멘토를 정하기 위한 24강에서 ‘chim chim cherry’ 를 들었을 때였다.

쉬운 멜로디를 변형해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몽환적이면서도 우울하면서도 강한 인상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데 전율이 느껴졌다.

은근히 종일 노래가 귓가를 떠나지 못하고 생각나게 만드는 면이 있다.

여전히 다가가기 어렵긴 하지만 앞으로 또 어떤 사운드를 만들어 낼까 기대가 되는 밴드다.

 

톡식

베이스가 없이 기타, 드럼 2인조의 역시나 특이한 구성의 메탈릭 락밴드이다.

2명인데도 불구하고 빈틈없이 꽉 찬 하드한 사운드가 나오는, 처음 예선부터 눈에 확 띄는 밴드였다.

개성있는 강렬한 사운드 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끌어당길 정도로 단순하고 감각적이어서 상업적으로도 무리가 없는 느낌이다.

둘다 젊은 꽃미남이라 당장 인기가요나 뮤직뱅크 무대에 세워놔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드러머는 어려서 그런지 순진하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몽상가 기분파 느낌이 들고
기타는 자의식이 강하고 현실감각이 있어서 균형을 잡아주는 느낌으로 좀 다르지만 
어쨋든 둘다 평소에는 착하고 부끄럼많고 순해보이면서도 무대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치게 변하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 밴드들은 주로 비트보다는 멜로디가 강한 편인데 톡식은 리듬감에 무게를 주어서 더 야성적이고 특이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속도감있고 자꾸 듣고 싶은 독특한 사운드가 매력이지만 심사평처럼 더 다양한 리프를 만들고 실험을 해보면 더 좋아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한상원하고 한 잼 영상을 보니 베이스가 들어가면 사운드가 꽤 달라지던데 더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Posted by 에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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