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필 오케스트라 사무실에 오케스트라 단장과 마에가 마주앉아 있다.

오케스트라 단장 : (독일어) 뮌헨필의 서유럽순회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에 : (거만하게) 당연한 일입니다.

오케스트라 단장 : 이제 2년간의 계약 기간 만료일이 다가오는데요. 오케스트라 이사회와 단원들과 논의한 결과 강 마에스트로를 뮌헨 필의 종신 수석 지휘자로 모시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저희의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마에 : 네 물론입니다.

오케스트라 단장 :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마에의 집 거실. 마에가 앉아서 책을 보고 있고 건우가 다가온다.

건우 : 뮌헨필 종신지휘자 되신거 축하드려요.

마에 : (거만하게) 당연한 수순이지.

건우 : 저... 이번주말에 한국에 가요.

마에 : (흠칫)

건우 : 한국에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어하는 지역단체가 있다고 해서 가보려구요.

마에 : (속이 쓰리지만 일부러 비죽거리며) 그래. 직접 가봐야지 나처럼 아마추어들한테 당하는 일이 없겠지.

건우 : 가서 괜찮으면 계약도 하려구요.

마에 : (화를 참으며) 그래. 너도 한국에 돌아가는거 축하해. 새 가정부를 구하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가는 거 결정되면 빨리 얘기해.

건우 : ... 가지 말까요?

마에 : 니가 하고 싶은 일인데 해야지. 졸업하고서도 내 옆에 붙어 있을 생각은 하지 마. 이젠 니 갈 길 가라고.

건우 : ...(결심한 듯 한숨) 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마에 화가 나서 책을 덮고 일어서서 방으로 가려한다. 건우가 마에의 팔을 잡는다. 마에 놀라서 건우를 본다. 마에를 끌어당겨 부드럽게 키스한다. 마에 거부하려고 손을 들지만 밀치지 못하고 빠져든다. 점점 격렬한 감정에 빠져드는 두 사람. 마침내 마에가 견딜 수 없는 듯 고개를 돌린다.

마에 : (격한 감정을 추스르며) 그냥 이대로 가.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말고.

건우 : 지난 2년동안 제 감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아니 더 깊어졌어요. 이대로 떠날 수 없어요.

마에 : (비웃듯이) 그럼 어쩌겠다는 건데? 좋은 추억 어쩌고 하면서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거야?

건우 : ... 저하고 같이 한국에 가요.

마에 : 뭐? 제정신이야? 뮌헨필 종신지휘자를 포기하라고?

건우 : ... (그럴수 없다는 걸 알기에 고개를 떨어뜨림)

마에 :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마. 내가 한국에 왜 가? 난 한국이 싫어. 지긋지긋한 기억밖에 없어.

건우 : ... 금방 돌아올께요.

마에 : (뿌리치며) 됐어. 가서 하고 싶은 대로 노세노세 하면서 어린 애들하고 싫컷 놀아봐. 넌 너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난 나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살고. 각자 꿈을 이루면서 살자구. (방으로 들어간다)


한국행 비행기를 탄 건우.

한국에서 직접 단원을 오디션해서 뽑고 그렇게 만든 유스 오케스트라 지휘를 한다.

즐겁게 연습을 하고 단원들과 공연 준비를 한다.

건우 : (지휘하며 밝은 목소리로) 좋아요 그렇게... 계속.. 더 크게.. 포르테!


뮌헨필 단원들과 연습하는 마에. 더 혹독하게 단원들을 몰아붙이며 연습을 한다.

마에 : (지휘하며 독일어로) 박자를 더 명확하게. 흐느적거리지 말고 절도있게!


밤에 혼자 방에서 휴대폰으로 마에에게 전화를 하는 건우. 마에는 받지 않고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된다.

건우 : (짐짓 밝게) 선생님.. 저에요. 아직도 화나셨어요? 다음달에 제가 만든 유스 오케스트라 첫 공연해요. 선생님이 저를 제자로서 자랑스러워 하실만한 공연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잠시 말이 없다가 점점 눈물이 고이며) 벌써 3달이 지났네요... 너무 보고싶어요... (눈물을 닦으며) 공연 끝나고 바로 갈께요. (끊는다)


빈 집으로 돌아온 마에. 소파에 앉아서 토벤이를 쓰다듬으며 와인잔을 들고 있다.

건우의 음성사서함 메시지를 듣는 마에. 굳은 얼굴에 눈물이 고인다.

Posted by 에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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