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백동수'에 해당되는 글 9건
- 2011.10.16 여운 vs 춘추 진정한 악역은
- 2011.10.16 무사 백동수 내맘대로 엔딩
- 2011.10.16 백동수 정모 MT 낚시터
- 2011.09.18 백동수 정모 MT 산채
- 2011.09.04 백동수 정모 MT 나루터
- 2011.09.04 백동수 정모 MT 숲속
- 2011.08.27 백동수 망짤들
- 2011.08.27 여운 정조 짤
- 2011.07.21 백동수 6회까지 캐릭터 리뷰
썰렁 개그 시리즈로 몇개 만들어봤다
주제도 없고 앞뒤 안맞는 줄거리에 굳이 머리쓰고 시간써서 평가를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해가 안가는 행동으로 캐릭들이 변질되어 가는 것도 예상되는 바이고...
검선 동수 여운이 더이상 망가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그나마 살아있는 캐릭인 천이 무사퇴장하길 바란다
남은 8회 동안 그냥 캐릭들끼리 연기로 캐미나 빠직빠직 일으켜주기를 바라는 것 밖에는 더이상 바랄것도 없다
정조가 새로 등장했는데 홍종현이 얼마나 잘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사도세자처럼 카리스마 있으면서 보다 포용력있고 유연한 캐릭이었으면 좋겠다
무사 백동수가 시작되었다.
허접한 무술씬 연출과 뚝뚝 끊기는 편집, 개연성없는 줄거리로
허접 백동수, 싼티 백동수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얻고 있지만
나는 작년 성스 이후로 오랜만에 떨리는 마음으로 본방사수를 하고 있다.
우뢰매나 벡터맨 수준의 액션씬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려려니 하고
연출이나 편집 bgm도 드라마를 많이 안봐서인지 눈이 높지 않고
줄거리 개연성 없는건 사실이지만 더 황당한 드라마도 많고
만화나 무협지라는게 원래 그러니까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
캐릭터에 영향을 줄 정도로만 개연성이 없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캐릭터가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지속하면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도 안보게 된다.
(매리, 욕불, 나남 등등)
다행히 백동수는 초반 캐릭터는 안정적으로 잡아가고 있는것 같다.
캐스팅도 좋고 대부분의 배우들이 인상적인 연기로 선방해주고 있다.
백동수아역 여진구
진구는 처음보는 배우인데 이미 자이언트 자명고 등 다른 드라마 아역으로 칭찬이 자자하다.
아역배우들은 대부분 연기가 안정적이지 않고 어딘지 튀거나 부자연스러운데
여진구는 거의 그런 경우를 느낄수 없었다.
아역 동수 캐릭이 초반3회동안 부자연스러운 몸때문에 위축되어 있다가
차츰 자신감을 회복하고 나중에는 여운에게 라이벌의식을 느끼는 변화가 많은 편인데
거의 널뛴다는 느낌을 못받고 스르르 흘러가게 느껴지도록 잘했다.
그것은 백동수라는 캐릭이 처한 상황은 어렵지만 기본적으로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강한 잠재적 에너지와 정신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진구가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수는 아버지의 친구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응석까지 부려가며 자랐고
자신을 따돌리는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친구가 되기 위해 물에 뛰어들거나
자신의 몸도 불편하면서 황진주를 구하러 불속에 뛰어들거나
일등이 중요한게 아니라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수영을 못하는 친구를 돕거나
스승의 죽음에 분노해 입신의 경지에 이른 최강의 무사 천을 찌를 수 있는 것도
백동수가 주인공 캐릭이라는 것을 착실하게 쌓아가는 에피소드들이었다.
한편으로는 검술에 천재적인 여운에게 늘 지면서도 기죽지 않고 친구로서 챙겨주고
툭하면 겨뤄보자고 덤비고(심지어 처음보는 검선에게도 덤비고) 하는 것도
동수가 태생적으로 굽힐줄 모르고 기죽을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여운아역 박건태
건태 역시 나는 처음보는데 여러 드라마의 아역을 거쳤다고 하고 연기도 잘하는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아역은 그저 캐릭의 상황을 설명하고 구축하기 위한 단계로 봤고
아역들도 캐릭을 이해하기 보다는 주어지는 상황에 맞춰 연기하는듯 해서
아역 부분은 늘 대충 보고 넘겼는데
(유일한 예외는 대왕세종. 대세는 아역이 전체의 압축본인것 같다. 이현우도 짱이고)
백동수는 진구도 건태도 캐릭을 완전히 이해하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연기하는것 같아서
아역부분부터 완전히 몰입해서 봤다.
건태는 아직 연기가 매끄럽게 다음어지지 않고 튀는 부분이 있지만
여운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비극적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해주었다.
살성을 타고 났다는 이유로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는 그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여운은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면 폭력으로 응징하고
자존심이 강하면서 한편으로는 애정결핍이고
최고가 되고 싶어해서 애정하는 가족과 친구를 버리지만 그러면서도 늘 후회하고 망설인다
동수와 티격태격하고 한수 아래로 보면서도 정신적으로는 동수에게 의지하고 있다.
동수에게 여운은 많은 친구중에 한명일 뿐이지만
여운에게 동수는 자신을 동등한 친구로 인정해 준 최초의 동무이며
늘 먼저 겨루자고 다가와주어 자신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존재이며
최고가 되기 위해 쫒기듯 달려가는 여운과 반대의 가치관으로 상황을 돌아보게 해주는 휴식처다.
건태는 그런 여운의 내면의 불안한 심리와 흔들리는 눈빛을 충분히 공감이 가게 연기해주었다.
백동수 지창욱
성인이 된 동수는 아역보다 더 장난기있고 더 까불고 어려진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캐릭의 싱크는 잘 맞는 편인것 같다.
밝고 굴하지 않는 자신감과 에너지가 넘치고 가벼운 듯 보이지만 자상하고 따듯하다.
여운에게 1300번이나 지고도 계속 덤비는 끈질김과 근자감은 여전하다.
독초를 약초인줄 알고 발라주는 듯 실수연발이지만 그런 면이 오히려 웃음을 준다.
대놓고 코믹 캐릭에게 코믹연기를 전담으로 맡기는건 나는 별로고
(선덕에서 죽방고도 캐릭이 젤 짜증났다. 백동수도 인 캐릭좀 제발 안나왔으면)
그냥 등장하는 캐릭들에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장면을 맡기는 편이 나는 좋다.
여운에게 삐죽거리고 툴툴거리는 것도 여전하고 귀엽다
지창욱은 성격이 착하고 대인배인것 같아 보인다
승호가 인기도 많고 예뻐서 홈페이지 사진도 거의 투탑에 책표지까지 승호에게 내주었는데
별로 신경쓰지 않고 먼저 승호에게 전화번호 달라고 하고 승호와 편하게 지내는것 같다.
제작발표회때도 승호 손잡고 가는 사진보고 마음이 므흣했다.
나는 비록 승호 팬이지만 주연인 지창욱이 팬덤이 없는 배우라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가 동수에 빙의했는지 밝고 긍정적으로 액션씬 연습도 열심히 하는걸 보니 기특하다.
여운 유승호
여운이 아역과 성인의 싱크가 잘맞는다는 평이지만, 나는 오히려 동수보다 여운이 아역과 확 달라보였다.
건태의 여운이 화려하고 예리하고 불꽃같은 여운이었다면
승호의 여운은 한편의 깊고 담담한 수묵화 같은 여운이다.
건태의 여운이 건드리면 폭발할 듯한 살기와 분노를 내뿜는 예민한 여운이라면
승호의 여운은 좀처럼 동요하지 않지만 내면에 끝없는 거리감과 고독감을 감추고 있는 여운이다.
처음에는 이 괴리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적응이 안되었는데 이젠 그냥 각각 받아들이기로 했다.
둘의 여운이 다 너무 좋아서 어느 쪽을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다.
비슷한 분위기지만 다른 느낌
건태쪽이 시니컬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가 느껴진다면
승호쪽은 세상에 흥미가 없이 혼자만의 세계에 침잠해 있는 슬픈 느낌
(승호 비주얼에 대해 말이 많았을때 '승호가 이쁜게 어디 하루이틀이야' 했는데 이사진을 본 순간 '니가 사람이냐' 소리가 저절도 나왔다. 완전 인형같다.)
승호는 인터뷰를 읽어보니 지금까지 연기가 좋아서 한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 짠했다.
한편만 더하자 한편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말에 그동안 무척 힘들었구나 싶었다.
작년 공신때 어쩐지 눈빛이 슬퍼보여서 맘에 걸렸는데 선덕때 맘고생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유지선 신현빈
못생겼다느니 연기를 못한다느니 악평이 많지만 나는 괜찮아보인다.
박민영처럼 오버하는 사극연기를 많이 보다가 차분하고 절제하는 연기를 보니 좀 색달라 보인다.
나중에는 표정이 똑같다고 식상하다고 할지 몰라도 일단은 캐릭이 확실히 보인다.
자신은 왕의 여인이고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북벌지계를 갖고 있는 몸이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고
그것때문에 다른 사람과 차갑게 벽을 쌓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느껴진다.
또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입니다' 하는 한마디 말로 그녀가 가진 가치관을 확실히 보여준다.
좀있으면 줄거리상 어장관리녀라느니 여운에게 상처준다느니 욕을 먹겠지만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
사도세자 오만석
요즘 칭찬이 자자한 사도세자는 오만석이 정의감과 혈기에 넘치는 새로운 캐릭으로 잘 뽑은것 같다.
부하들의 죽음에 눈시울을 붉히고 자객들의 칼끝에 목숨이 늘 위협받으면서도
청나라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오만석을 사도세자에 캐스팅하다니 캐스팅디렉터는 찬양받아 마땅하다
검선 전광렬
검선의 역할이긴 하지만 허접한 액션씬 때문에
아직까지는 이전작들에 비해서 전광렬이 포스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더우기 소림사까지 갔다가 4회만에 돌아와서 이제부터 슬슬 활동이 시작될 참이다.
검선과 천의 관계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서로 대립관계이면서 친구이기도 하고
연적이면서 라이벌이기도 하고 무척이나 복잡한 관계인것 같다.
아직 검선의 캐릭은 특별한 것은 없어보이지만 존재 자체로 대립구도의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천 최민수
최민수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연기로는 정말 흠잡을 데가 없는 천상 배우다.
태사기 때 악역인 마법사 대장로를 맡았을 때도 감탄을 했는데
그때 '쥬우우우신'이라는 발음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우아하고 느릿느릿한 발음에
기품있으면서도 비굴할 정도로 공손한 천연덕스러운 능구렁이 악역을 창조해냈다.
그런데 이번의 천은 같은 악역이면서도 전혀 다르다.
흑사초롱의 수장이면서도 어딘가 멋대로이고 야생적이고 천박한 느낌을 주지만
홍대주의 부당한 요구는 딱잘라 거절하고 무사로서의 자존심과 기개를 잃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대사도 짦막짦막하게 '날샜다' '우리 광택이 칼맛한번 보까' 하고 거침없이 뱉는다
온힘을 다해 수련하며 정신력으로 온방안의 촛불들을 꺼버리고 '힘들어' 하면서 뻗어버리는 모습도
코믹하면서도 동시에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니다.
('힘들어' 대사를 쓴게 작가라면 작가 찬양, 최민수의 애드립이라면 최민수 찬양)
여운에게 동수를 가리키며 '언젠가는 네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라고 말하며
동수가 여운보다 한수 위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고 인정한다.
캐스팅 디렉터를 닥찬하고 싶은데 유일하게 아쉬운 것이 인의 캐스팅이다.
박철민이 지나치게 오버해서 흐름을 깬다는 지적이 많은데 동감이다.
더우기 아쉬운 것은 엄효섭을 캐스팅까지 했으면서 왜 그를 인에 캐스팅하지 않고
동수의 아버지로 캐스팅해서 일찍 죽여버렸는지 의문이다.
(지금 공주의남자에 출연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조연이니 둘다 찍을수 있을텐데)
엄효섭이 인을 했다면 소름끼치는 싸이코와 코믹연기를 종횡무진 오가는 인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근초고왕 광개토대왕 등 그동안 여러 사극이 있었고 이제 공남이나 계백도 시작하지만
왜 다른 사극은 끌리지 않고 백동수에 꽂혔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여운 같이 트라우마가 있거나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는 캐릭을 좋아하는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본방사수한 드라마에는 다 그런 캐릭들이 있었다.
성스의 걸오 여림도 모두 컴플렉스가 있는 캐릭이고
선덕의 비담 춘추도 엄마에게 버려졌다는 마더컴플렉스가 있고
베바의 강마에는 강박적 완벽주의자에 건우도 음악을 좋아하면서 그 갈망을 억누르는 아픔이 있고
태사기의 담덕 기하 수지니 처로도 전생의 업으로 인한 그늘이 있다.
그리고 독특하고 매력있는 악역이 등장하면 금상첨화다.
태사기의 대장로나 선덕의 미실, 염종이 있다면 백동수에는 천이 있다.
악역과 주인공 편의 경계에 위치하는 비담, 기하, 여운 같은 캐릭도 좋다.
그리고 나는 극이 흘러가면서 성격이 조금씩 변화해가는 캐릭을 좋아하는것 같다.
공신 성스같은 성장물 청춘물이 그래서 끌린것 같고
백동수도 동수가 점차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캐릭터라면
여운은 반대로 자신의 운명으로 인해서 점차 파멸해가는 캐릭터이다.
추노도 내가 그다지 끌리지 않은 이유가 주인공들이 컴플렉스가 없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없이
그냥 자기 성격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나가는 이야기라서 그랬던것 같다.
어쨌든 백동수 6회까지 본 바로는 매력덩어리 캐릭들 투성이고
얼마나 빠져들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본방사수할 것 같다.